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발란이 작년 4분기 창사 후 첫 분기 단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TV 광고 등 마케팅비를 크게 줄여 경영을 효율화한 게 요인으로 꼽힌다.
발란은 작년 9월 첫 월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시작으로 12월까지 4개월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고 29일 발표했다. 2015년 창립한 발란이 분기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란의 지난해 거래액은 4000억원 규모다. 6800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로는 다소 줄었다. 발란 측은 “이는 다른 명품 플랫폼 대비 2~3배 상회하는 규모”라며 “경영 혁신 및 운영 효율화와 함께 신사업을 등을 통한 외연 확장도 동시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흑자 달성의 주요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광고 플랫폼 구축을 꼽았다. ‘발란케어’, ‘발송 책임 보상제’, ‘발란 익스프레스’ 등 고객 친화적 서비스로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30~50대 진성 고객군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을 90% 이상 줄였지만 재구매율이 70%대로 견조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작년 11월 국내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진출을 돕는 ‘K-럭셔리’를 론칭한 것 역시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됐다.
명품업계에서는 발란이 지난해 긴축 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게 흑자 전환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발란은 2021년부터 배우 김혜수 씨를 TV CF 모델로 기용한 뒤 이용자 수가 급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광고선전비로만 385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후 머스트잇, 트렌비 등 다른 명품 플랫폼들도 주지훈·김희애 등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광고를 내보내면서 ‘출혈 경쟁’이 본격화됐다. 2022년 순손실 규모는 379억원에 달했다.
결국 발란은 지난해 4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TV 광고를 중단하고 직원 수를 120명에서 60명대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최형준 발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경기 불황에도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명품 플랫폼 본연의 사업 가치에 집중해 온 발란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올해 명품 시장은 생존 여부가 화두가 될 것인즉,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 둘 다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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