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질의에 이복현 "저한테는 왜…"

입력 2024-01-29 13:28   수정 2024-01-29 13:45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증거가 있으면 (검찰이) 기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해당 질문에 답변을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 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왜 다른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엄벌한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묵묵부답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원장은 "이 건은 이미 지난 정부에서 오랫동안 조사해 왔고 제가 우연한 기회에 검찰에 있었다 보니 저도 20년 이상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어떻게 보면 봐주기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도 주가조작 사건을 엄단하고 싶고 지위고하를 떠나 그 부분에 대해서(조사했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지난 정부에서 이 건에 대해 검찰에서 굉장히 열심히 조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원장은 질문 과정에서 이 의원이 김 위원장한테 답변을 듣고 넘어가려고 하자 "주가조작 조사는 주로 (금융)감독원에서 하는데 저한테는 안물어보시나요?"라며 적극적인 답변 태도를 보였다.

이 원장은 지난해 2월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수사가 자신이 검사를 그만 둔 배경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수사가 너무 정치적이어서 제가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진짜 팩트(사실)다. 너무 정치적이어서 당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던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검찰 지휘부를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6월 금감원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파생상품 구조로 되어 있어서 지식이 있는 분들 아니면 설명을 상당히 자세히 들어야 알 수 있는 구조인 건 맞다"며 "판매 창구에 대해 현안 조사 중인데 검사가 끝나면 어느 정도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제도개선 여부에 대해 "2019년 이후 금소법(금융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하고 영업 규준이나 다양한 모범 규준을 마련했는데 제대로 지켜졌는지 상품의 유형별 구분, 유형에 따른 적절한 판매 점검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에서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정 만기 손실률은 53% 수준으로 원금이 반토막난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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