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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장을 견인한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에 신규 종목으로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가 편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28일(현지시간) "2023년 미 증시의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 줄곧 한 그룹으로 묶여 온 매그니피센트7에 뚜렷한 구분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중반부터 감지되어 온 애플과 테슬라의 매그니피센트7 이탈 움직임이 올 들어 더욱 확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엔비디아는 23%, 메타는 11% 뛰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주가도 8%, 7%, 4%씩 각각 상승했다. 5가지 종목 모두 S&P 500과 나스닥 종합 지수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애플의 주가 상승률은 0.06% 오르는 데 그치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26% 까지 빠졌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지난 26일 장 마감 기준시총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제약회사 얼라이 릴리, 테슬라 순이다. 테슬라는 7위에서 9위로 밀렸다.
IBD는 "주가 흐름뿐만 아니라 실적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기존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애플은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테슬라의 경우 2025년까지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최근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등에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돈 어닝쇼크를 보고했다.
애플과 테슬라를 제외한 종목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반도체 분야 1위 제조사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자체 AI 모델을 선보이거나 AI 스타트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 빅테크들이다. 또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서도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 대신 TSMC를 매그니피센트7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TSMC도 대표적인 AI주다. 미국의 AI 전문 반도체 기업들이 대부분 TSMC에서 위탁 생산을 하기 때문이다. TSMC의 주식은 ADR(미국주식예탁증서) 형태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TSMC의 시총은 6091억 달러로, 이미 테슬라(5825억 달러)를 제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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