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로 10곡 정도를 골랐는데, 딱 한마디로 어떤 작품들이라고 표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제게 ‘이게 바로 피아노 연주구나, 이게 진정한 음악이구나’ 같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한 곡들이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제게 충격과 희망을 준 음악들이랄까요. 제가 받은 느낌을 다른 분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품을 골랐습니다.”(피아니스트 임윤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애플 명동. 쑥스러운 듯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며 등장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건반 위로 손을 올렸다. 연주곡은 그가 올해 봄에 발매할 데카 음반의 레퍼토리로 알려진 쇼팽 에튀드 전곡 가운데 세 곡이었다.
섬세한 터치와 유연한 손 움직임으로 쇼팽 특유의 우아한 서정을 그려낸 임윤찬은 통통 튀는 생동감이 매력적인 쇼팽 에튀드 Op.10 중 5번 ‘흑건’으로 넘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타건으로 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쇼팽의 재치를 마음껏 펼쳐냈다.
애플의 클래식 음악 전용 앱인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협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임윤찬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애플 뮤직을 사용해왔다. 그 덕분에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음악이나 숨겨져 있던 명반들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다”며 “(피아니스트로서)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은 애플 뮤직과 협업하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미, 유럽에 이어 지난 24일 한국에 출시된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클래식 음악에 특화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500만 개 이상의 고음질 클래식 음원을 제공하며, 협업 아티스트들이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를 독점 공개한다. 임윤찬이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밝힌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음악’은 이그나즈 프리드먼이 연주한 쇼팽 에튀드, 반다 란도프스카가 연주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등 9개 트랙이다.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은 ‘피아노의 황금기’다.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국내 협업 아티스트는 임윤찬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조성진,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 실력파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함께한다.
해외 협업 아티스트로는 피아니스트 랑랑,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첼리스트 요요마 등이 활동하고 있다.
조너선 그루버 애플 뮤직 클래시컬 총괄은 “작곡가 2만 명, 작품 11만5000여 곡, 35만여 개 악장, 500만 개 이상의 트랙에 알고리즘을 적용해 세계 최대 규모의 클래식 카탈로그를 만들었다”며 “최대 192㎑/24비트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과 몰입감을 높이는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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