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인 울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울산 인구는 경기 위축과 주력 산업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7년여간 멈출 줄 모르고 감소해왔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연이은 대규모 투자 발표로 지역 경제지표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며 인구가 ‘상승 반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 등록인구(외국인 포함)는 2023년 9월 말 112만6671명을 기록해 전월보다 457명 늘었다. 울산 인구가 전달 대비 증가한 건 2016년 5월 이후 7년4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엔 112만6795명, 11월 112만6879명, 12월 112만7281명으로 4개월 연속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부산·대구·울산시, 경상남·북도) 중 이처럼 4개월간 인구가 증가한 곳은 울산시가 유일했다.
직업(일자리)에 의한 전·출입자 분석에서도 뚜렷하게 증가세가 나타났다. 울산시의 4개월(2023년 9~12월)간 일자리에 의한 전입자 수는 2022년 같은 시점보다 323명 늘어났고, 전출자는 같은 기간 대비 546명 감소했다.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순유출 규모는 198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 1067명보다 81.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선 8기 울산시의 친기업·일자리 우선정책으로 기업 투자와 함께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두겸 시장 취임 후 지난해 말까지 1년6개월여간 기업들이 울산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약 1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시장 취임 전 4년간 이뤄진 투자(15조30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김 시장 체제가 출범한 뒤 울산에는 7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기업들의 투자 증대에 따른 선순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 유치 성과는 김 시장이 취임 초부터 공무원들을 사업 현장에 파견해 인허가를 돕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새해에도 울산시에선 ‘투자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 하이테크밸리산업단지 3공구에 1조원 이상 투자해 2차전지 양극재 소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시가 조직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 움직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다. 울산시는 지난해 5월 삼성SDI에 인허가 전담 공무원을 파견해 용지 보상 등 장기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2차전지 공장 허가 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고, 삼성SDI의 투자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시장은 “삼성SDI의 투자로 울산은 현대자동차의 국내 최대 규모 전기차 공장에 이어 배터리 공장도 갖추게 됐다”며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으로 비즈니스 도시 울산을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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