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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처리를 두고 유럽연합(EU)과 헝가리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U는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헝가리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당국자들은 다음달 1일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헝가리에 대한 EU의 모든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했다. 헝가리 자본시장에 충격을 주고, 통화가치 폭락과 차입비용 급증을 유발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12월 EU는 우크라이나에 500억유로(약 72조4700억원)를 4년에 걸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헝가리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친러 성향의 헝가리는 EU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제재에 반대해왔다.
EU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헝가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야노스 보카 헝가리 EU담당 장관은 “압박에 굴복하지 않는다”면서도 협상에 나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EU에 우리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며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FT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 조달을 위해 공동 부채를 지겠다는 등의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U 고위 당국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FT 기사에서 언급된 것은 이사회 사무국에서 자체적으로 작성한 배경 설명 문건으로, 헝가리의 현 경제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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