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에 ‘남매의 난’이 벌어진 뒤 코리그룹의 기업가치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리그룹은 임 사장이 2009년 홍콩에 설립한 회사다. 바이오헬스케어 등이 주력 사업이다. 코리그룹은 코리홍콩을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비상장사로 한국에선 크게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한미약품그룹에 ‘남매의 난’이 벌어진 뒤 코리그룹의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임 사장의 자금 조달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 맺은 대주주 지분 교환 계약에 반대하고 있는 임종윤 사장은 코리그룹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51% 이상 확보하고,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종윤 사장 측은 코리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코리그룹의 연결 매출이 3억2400만달러이고, 주가매출비율(PSR) 2.7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가 8억7480만달러(약 1조1679억원·환율 1335원 기준)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PSR 잣대로 코리그룹의 정확한 기업가치를 산정하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다. 통상 온라인 커머스처럼 매출 신장을 중시하는 업종에서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바이오 업종에 PSR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PSR 멀티플을 2.7배로 산정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리그룹이 상장사가 아니다 보니 회사 측에서 제시한 데이터의 기준을 알 수 없고, 올해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도 얼마나 현실 가능성이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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