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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신경과학 회사 뉴럴링크가 인간 뇌에 인공 칩을 이식하는 데에 성공했다. 사지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사물을 편리하게 다루고, 시각 장애인들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는 29일 엑스(X) 게시물을 통해 "뉴럴링크가 어제(28일) 처음으로 사람에게 칩을 이식했다. 환자는 회복 중"이라며 "초기 결과에서 유의미한 신경 세포 자극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뇌 속 인공 칩이 뇌 신경 세포가 보내는 자극을 감지할 수 있고 더 복잡한 신호를 해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출시할 첫 제품명은 '텔레파시'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칩 이식은 뉴럴링크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지 8개월만이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경추 부상이나 근위축성측상경화증(루게릭병) 등으로 인해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을 첫 임상시험 대상자로 모집했다. 임상시험에서는 사지마비 환자들이 생각만으로도 휴대폰을 조작하거나 컴퓨터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전망이다. 머스크는 X 게시물에서 "초기 사용자는 "스티븐 호킹이 속기사나 경매사보다 빠르게 소통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그것이 목표"라고 기대했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을 21살 때부터 앓아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다.
뉴럴링크가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원숭이와 돼지에게 칩을 이식하는 실험에서 뉴럴링크는 불필요하게 많은 동물을 숨지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21년 4월 유튜브에 AI 마이크로 칩 2개를 뇌에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해 성공적인 동물 실험 결과를 알렸다. 그러나 미국 한 의사단체가 실험에 활용된 원숭이 23마리 중 16마리가 사망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동물 학대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일부 원숭이들이 실험 후유증으로 손발을 잃었다고 추측했다. 이에 미국 하원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뉴럴링크를 상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실험안전성에 관한 조사를 요청했다.
뇌 신경 과학 분야에서 뉴럴링크는 비교적 후발 주자로 꼽힌다. 이 분야에서 뉴럴링크와 경쟁하는 벤처기업은 2012년 제프 베조스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호주 스타트업 '싱크론'이다. 20년 역사를 지닌 기업도 있다. 미국 '블랙록 뉴로테크'는 2004년 인공 칩을 뇌에 이식하는 데 성공해 실제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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