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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아프리카 대륙에 55억유로(약 8조원) 상당의 투자를 약속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의 상원의사당에서 열린 이탈리아·아프리카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테이 계획'을 발표했다. 멜로니 총리의 아프리카 외교 전략인 마테이 계획은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에니(Eni)의 초대 회장인 엔리코 마테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마테이 초대 회장처럼 비약탈적이고 협력적 태도, 상호이익 존중의 정신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멜로니 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몰려오는 이주민 물결을 차단하려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누군가가 자기 고향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대량 불법 이민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인신매매범들과 전쟁을 선포하고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기회, 일자리, 훈련, 합법적 이민으로 구성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자원 측면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가 촉발된 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를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에너지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 그는 "이탈리아의 목표는 관심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국의 필요를 위해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잉여분을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아프리카는 이 생산량을 개발해 부를 창출하고 유럽은 새로운 에너지 공급 경로를 보장하는 두 가지 필요성을 결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는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아프리카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에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 25명을 포함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45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참석해 마테이 계획에 대한 EU 차원의 지지를 표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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