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학기술의 힘…전력 끊긴 달 탐사선, 8일 뒤 살아났다 [강경주의 IT카페]

입력 2024-01-30 14:12   수정 2024-01-30 14:47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이 재가동에 성공해 달 표면의 바위를 촬영했다. 지난 20일 착륙 직후 태양전지 불능으로 휴면 상태에 들어간지 8일 만이다.

JAXA는 3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슬림과의 교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작동이 재개됐다"며 "다중 대역 카메라와 함께 관측을 시작해 첫 번째 사진을 성공적으로 얻었다"고 밝혔다.

JAXA가 공개한 사진은 착륙 지점 주변에서 발견된 '토이 푸들(Toy Poodle)'이라고 이름을 붙인 암석의 근접 촬영본이다. JAXA는 달 표면 암석 구분을 쉽게하기 위해 슬림이 착륙한 주변의 암석에 별명을 붙였다. 토이 푸들 외에도 '시바이누(SHIBAINU)'와 '카이켄(KAIKEN)', '불독(Bulldog)' 등의 암석이 크기에 따라 별명을 부여받았다.

슬림은 지난해 9월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체 H2A에 실려 발사됐다. 이달 20일 목표 지점 100㎡ 내에 착륙하는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했지만 기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태양전지 패널에 태양광이 닿지 않아 2시간30분 만에 전력이 끊겼다.

당시 JAXA는 태양광이 다시 비춰질 경우를 대비해 전력 10% 정도를 남겨놓고 전원을 꺼 복구에 대비했다. JAXA는 29일 슬림의 전원이 복구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다시 임무에 돌입했다.

JAXA는 슬림에 장착된 다중 대역 카메라를 통해 반사된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고 달 표면 감람석을 조사할 예정이다. 슬림이 앞으로 언제까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슬림의 태양전지 패널에 빛이 닿는 1월말까지는 촬영이나 지상과의 통신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이번 슬림의 달 착륙으로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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