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사우디공장 인수 추진…900억 중동자금 조달 검토

입력 2024-01-30 16:07   수정 2024-01-31 13:59

이 기사는 01월 30일 16: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사우디아라비아 케이블 공장 인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인수자금 가운데 890억원가량을 사우디산업개발펀드(SIDF) 등으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올해 230kV급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사우디 공장을 1450억원에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 공장은 현지 업체가 운영한 곳으로 2018년에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공장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운영기업이 지난해 6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이후 매물로 등장했다.

대한전선은 작년부터 이 공장의 실사를 진행해 올해 공장을 인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공장 인수를 위해 세운 현지 법인은 투자비 가운데 1100억원을 주식 발행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350억원은 대출로 조달한다. 대한전선과 사우디 알오자이미그룹이 각각 560억원, 540억원을 이 법인에 출자한다. 알오자이미는 사우디에서 건설 사업을 하는 업체다. 공장 인수법인의 경영권은 대한전선이 가져갈 전망이다. 대출금 350억원은 사우디 재무부 산하의 펀드인 SIDF로부터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 펀드는 사우디 제조업체에 연 1.2~1.5%에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대한전선은 공장 인수와 함께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설비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중동은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건설과 함께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대한전선과 LS전선도 현지 케이블 수주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와 별도로 2025년 미국에 케이블 공장을 인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미국 테네시주, 웨스트버지니아주, 오하이오주에 자리 잡은 케이블 공장 3곳에 대해 인수를 위한 실사를 검토 중이다. 투자비는 500억~600억원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인수를 검토하는 미국 공장은 모두 매출이 1000억원을 넘고, 공장 부지는 1만평에 달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 현지공장 시설자금 집행의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최적의 투자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사우디와 미국의 케이블 공장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4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한다. 납입일은 3월 19일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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