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업계에서 기후변화가 ‘상수’로 자리 잡으며 올해 와인 업계에서는 ‘다양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폭염, 산불, 홍수 등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대응하려면 전통적인 와인 생산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더불어 와인 시장은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화이트 와인, 무알코올, 로봇 소믈리에 등의 키워드에 주목할만하다고 블룸버그의 와인 칼럼니스트 엘린 맥코이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맥코이는 “이탈리아의 에트나산, 론 밸리 등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에서도 여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이트 와인을 더 강조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화이트 와인 생산국인 칠레에서는 라베린토, 타발리, 비냐 레이다 등의 와이너리들이 (화이트 와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음료 산업 분석업체 IWSR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미국인의 수가 2019년 대비 2022년에 30%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약 25%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스파클링 와인을 선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샴페인 이외에도 프로세코, 펫낫(pet-nats) 등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을 즐기고 있다. 와인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스프리츠 칵테일이나 하드 셀처 등을 통해 탄산이 있는 술을 선호하게 됐다. 맥코이 칼럼니스트는 “오리건주에서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버블리를 생산하는 와인 메이커의 수가 2018년 대비 현재 4배로 증가했다”며 “세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파클링 와인 취급을 확대하자 영국 켄트에 위치한 채플 다운 와이너리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IWSR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무알코올 및 저알콜 카테고리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독일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무알코올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만 100개에 달하고, 아르헨티나의 유명 와인 메이커 수자나 발보 또한 저알콜 와인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와이너리와 와인 판매업체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상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로 지목된다. 와인 구매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와이너리의 게스트 스위트 숙박권, 특별 시음회 초청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과거에도 포도밭 관리를 위해 빛의 세기와 토양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로봇이 잔디를 깎고 수확한 포도를 와이너리로 운반하는 등 그 역할이 커졌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로봇이 와인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단계에 다다랐다고 맥코이는 전했다. 이미 미국 나파밸리의 마리아 콘체토 와이너리 시음실에서는 로봇 소믈리에 ‘로비노비노(RobinoVino)’가 카베르네 와인을 따르고 있다. 머지 않아 와인을 추천하도록 프로그램화 될 예정이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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