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조 전 장관은 경북대사대부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재정경제부 전신인 부흥부에 들어가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 유학 후 물가정책계장을 거쳐 경제기획원 중동국장으로 일하며 1970년대 ‘중동 붐’을 이끌었다.
그는 기획원 국장 시절인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규제하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정을 제안했다. 1981년 법안이 시행된 후 1983년부터 약 4년간 제3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았다.
공정거래위원장을 맡기 전인 1982년 농림수산부 제2차관보 시절에는 ‘쌀값 파동’을 해결하며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신망을 얻었다. 이후 해운항만청장, 교통부 차관을 거쳐 1990년 초대 환경처 장관에 임명됐다. 농림수산부 장관 재임 시절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우리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보호하려면 다른 산업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섬유 시장 양보를 관철했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농·수산업 구조개선기금 설치 △이중곡가제 폐지 추진 △추곡수매가 국회 동의 폐지 등 농어촌 구조 개선 대책을 추진했다.
한국해양대 총장, 한국해양연구소 이사장을 지냈고, 지난해 4월부터는 경남 산청 덕천서원 원장을 맡았다. 조 전 장관은 “숫자에 밝고 업무에 빈틈이 없으면서 농담도 잘하는 호인형”이라는 평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박선자 씨와 2남1녀.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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