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맥스는 반대매매로 인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최대주주이던 박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248만2184주(15.06%)에서 62만8902주(0.76%)가 됐다. 변경 시점은 지난 24일로 담보로 잡혀있던 박 대표와 친인척의 지분이 장내 매도된 날이다. 반대매매가 발생한 회사는 5거래일 내에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최대주주가 기존 박 대표에서 누구로 바뀌었는지는 공시되지 않았다. 투자업계 전문가는 “1000만 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던 최대주주가 5000주 남짓을 쥔 ‘개미’로 전락하면서 회사도 소액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왕개미’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먼저 회사 경영권을 쥔 현 이사회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전문가는 “새로운 최대주주가 나타나 이사 선임권을 행사한다면 얼마든지 새 이사회가 꾸려질 수 있다”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우호 지분 대부분을 잃은 기존 경영진은 이에 대한 방어 수단이 전무한 상황이다. 기존 경영진에 대한 횡령·배임 고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보통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반대매매를 당해 주가가 급락한 바이오기업 오너와 경영진을 상대로 한 횡령·배임 관련 고발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엔케이맥스의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었다. 임상개발 중인 세포치료제를 상용화해 올해 첫 매출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엔케이맥스는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경영권이 불확실해지면서 임상개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 측은 박 대표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 지분 및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바이오기업은 대부분 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증권사들이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거나, 담보를 더 넣으라고 압박하면서 다른 대출 또는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 이오플로우와 진시스템도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거절당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갚아야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 주식보유상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변경)한 제약·바이오기업은 24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0%가량은 100만 주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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