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를 사칭하며 수십억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28)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31일 검찰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있으나, 피해금을 통해 호화생활을 하기 위한 목적의 범행으로 참작할 동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회복 가능성이 희박해 피해자들이 입게 된 경제적·정신적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전씨는 "많은 분이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얘기하며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 회복을 하겠다고,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약속드리겠다"며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고 말했다.
전씨 변호인은 "전씨가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의 대부분이 남현희에게 귀속됐다"며 "남현희에게 상당한 재산을 돌려받는 것이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씨가)남현희를 향한 연모의 감정이 커져 자기 가슴까지 도려낸 바보 같은 행위를 했을지언정 괴물은 절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 된 경호팀장 이모 씨(27)에게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이날 이씨는 전씨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등으로 행세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2022년 4월∼지난해 10월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결혼 상대로 알려지면서 사기 행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남씨도 공범으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전씨와 공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펼쳤다.
경호팀장 이씨는 지난해 3∼10월까지 전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전씨와 공모해 사기 범죄 수익 약 21억원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이 중 약 2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8일 이뤄진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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