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빠질 때도 주가 오른 '타이어 3사'…이유는?

입력 2024-01-31 16:33   수정 2024-01-31 17:13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타이어 업체들의 주가가 1월 증시 조정에도 우상향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해외 매출 성장, 원재료인 고무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3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3% 오른 5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12.9% 올랐다.

한국타이어의 4분기 실적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함께 뛰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365억원으로 1개월 전 3233억원보다 4% 가량 올랐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8.6% 늘어난 금액이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5일 결산 실적을 발표한다.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다른 타이어 업체들도 1월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선방했다. 금호타이어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9.2%, 넥센타이어는 0.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96% 빠졌다.

전날 금호타이어는 4분기 영업이익은 14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0.6% 늘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1041억원을 43.5% 웃돌았다. 넥센타이어는 이날 4분기 영업이익이 639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688억원에는 못미쳤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486.7% 증가했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됐다. 합성고무·천연고무·카본블랙 등 3개 품목은 타이어 원재료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합성고무 가격은 2022년 말 t당 278만1000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55만8000원으로 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천연고무는 12.9%, 카본블랙은 14.4% 하락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 매출이 증가한 것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금호타이어의 4분기 북미 매출은 32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2% 늘었다. 유럽 매출도 같은 기간 23.9% 뛰어 2566억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는 4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대비 35.7% 늘어난 1909억원이었다. 소매 시장의 비축 재고가 감소하면서 매출이 늘어났다.

타이어 업체들의 북미 실적을 짓누르던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율이 하향된 것도 호재였다. 대손충당금 일부를 환입하면서 4분기 이익률이 개선됐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작년 8월 타이어업체들이 반덤핑 관세율을 △한국타이어 19.45% △넥센타이어 4.23% △금호타이어 12.61% 으로 예비 조정했다. 기존 관세율은 △한국타이어 27.05% △넥센타이어 14.72% △금호타이어 21.74%였다.

1분기 실적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전 2999억원에서 3133억원으로 상향됐다. 넥센타이어도 같은 기간 628억원에서 666억원으로 올랐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성차 업체 납품 매출은 둔화하겠지만 재고 수준이 내려간 소매 시장 판매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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