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이모지) 없으면 카톡 대화를 못해요."
카카오톡 '이모지(emoji)'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들은 30대 직장인 윤모 씨는 "평소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이모지는 '프로도 우는 얼굴'이다. 이 캐릭터 표정만큼 심정을 정확히 묘사하는 이모티콘은 거의 없다"면서 "오랫동안 쓰던 이모지들이 싹 없어진다니 섭섭하다"고 아쉬워했다.
이번에 종료되는 '이모지'는 카톡 '이모티콘'과는 구분된다. 이모지는 카카오톡 출시 초기 무료로 제공하던 일종의 동그란 그래픽 아이콘이다.
31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 측은 내부적으로 카카오톡 내 무료 이모지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톡은 최근 '10.5.0 버전 업데이트' 과정에서 기본 이모지를 116개에서 34개로 줄였고, 남은 34개의 이모지 역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10대 학생 사용자부터 중장년층까지 대부분 "유용하게 쓰던 서비스가 없어져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1년 출시된 카톡 이모지는 이미 10년 넘은 '장수' 서비스다. 이모티콘과 별개로 주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얼굴이나 하트, 별, 손가락 등으로 강렬한 감정 표현을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초기 성장 과정에서 대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10년 이상 카톡을 사용 중인 직장인 김모 씨는 "일일이 답장하기 귀찮을때 카톡 이모지로 대신 대답하는데 너무 아쉽다"며 "아무리 유행하고 재미있다는 유료 이모티콘을 구매해도 카톡 기본 이모지만큼 꼭 들어맞는 표정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사용자 역시 "개인적으로 회사 단톡방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기엔 조금 가벼워 보인다고 생각해 얼굴만 있는 이모지를 중간중간 넣어주고 있다. 이게 없어지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본 이모지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다만 스마트폰 문자판에서 직접 찾아서 입력해야 해 번거로울 것 같다"고 했다. 50대 카톡 사용자 역시 "이모지를 사서 쓰진 않고 있고, 그나마 기본 탑재된 것만 쓰는데 없어진다니 아쉽다"고 했다.
통상 애플워치에서 카톡 메시지를 받으면 카톡 이모지를 사용하거나, 아이폰 기본 제공 답장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카톡 이모지의 경우 화면 좌측 아이콘이 있어 바로 이용 가능한 반면, 아이폰 답장 기능은 카톡 화면 우측에 있는 화살표 버튼을 눌러준 다음 △음성 △이모티콘 △키보드 중 원하는 답장 형태를 선택해서 보내야 해 절차가 더 복잡한 편이다.
10대 중학생 사용자 역시 "지금 이모지도 충분히 귀엽고 쓸만하다. 매일 사용하고 있다"며 "카톡 이모지가 없어진다고 해도 다른 유료 이모지를 굳이 구매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사용자 경험 개선 차원에서 이모지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다 좋은 사용 경험과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개편을 결정했다"며 "내부 기능 개편 차원이고 다른 신규 이모지 출시 등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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