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수는 결론적으로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복지 확대에 따른 세대 불평등을 고려할 때 ‘나랏돈을 더 풀 여력이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적자와 채무를 갚는 데만 향후 부가가치(GDP)의 13.3%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빚 늘리기는 너무 위험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다른 학자들의 목소리도 동일했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낮은 재정 신축성과 저성장 기조 감안 시 ‘재정준칙 제정’도 나랏빚 축소에는 턱없이 부족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학계의 재정 운용·지출구조 개혁 요구와 정반대로 국가채무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2017년 660조원에서 지난해 1067조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고 2040년에는 3000조원 돌파가 예고돼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총선을 앞둔 여야는 여전히 생색내기용 국고 털기에 한창이다.
지난주에는 대구와 광주를 고속철로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을 무려 261명의 의원이 발의해 짬짜미로 통과시켰다. 경제성이 극히 불투명한 사업이건만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통해 최소 9조원의 재정을 퍼붓는 법안을 빛의 속도로 의결했다. 바로 어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출생기본소득’ 신설을 들고나왔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철 ‘사골 공약’인 철도 지하화 이슈를 띄웠다. 나랏빚 줄이기의 핵심인 부채 구조조정, 연금개혁 등은 철저히 외면 중이다. 예정된 재앙을 더 재촉하고 키우면서 청년과 민생을 말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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