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지자체 간 갈등을 속 시원히 풀어낼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말 취임 후 첫 현장 행보에 나선 곳도 김포였지만 “버스 추가 투입 등 승객 분산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밖에는 꺼내놓을 수 없었다. 그러다 최근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 조정안을 내놨다. 연장 노선 총 10개 정거장 가운데 7개를 김포에, 나머지 3개는 인천(2개)과 서울(1개)에 설치하는 방안이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의 원칙은 이동 수요와 환승 체계, 경제성 등 객관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정거장 입지는 이동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5호선 연장 사업은 김포 골드라인과 공항철도 혼잡 완화안으로 2017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와 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 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오전 7시50분~8시10분) 혼잡도가 최고 289%에 달한다. 매일 정원의 2~3배가 넘는 사람이 전동차에 몸을 욱여넣고 있다. 좁디좁은 공간에 발을 디딘 채 실신하거나 탈진하는 김포 시민의 지옥철 체험기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지 오래다. 검단신도시를 통과해 서울로 이어지는 공항철도 역시 출퇴근 혼잡도가 150%를 넘는다.
정부는 이번 중재안 발표에 이어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5월께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 관건은 인천시의 반발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을지 여부다. 5호선 연장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되더라도 앞으로 9년 뒤인 2033년께나 운행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지옥철’ 오명이 붙은 2기 신도시 교통난 해결을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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