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이 5대 맛 거리 지정과 사찰음식 사업화 등 ‘미식(美食) 관광도시’ 조성에 팔을 걷었다. 충남 예산군 예산상설시장을 전국에 알린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와 손잡고 ‘황룡강시장’을 전국구 관광명소로 띄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31일 장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 백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산하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 장성센터를 호남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유치했다. 더본 직원 6~8명이 상주하는 이 센터에선 지역의 농특산물을 활용한 대표 메뉴 개발과 음식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 등을 맡는다. 외식 창업 양성과정과 외식업 컨설팅 등도 함께 추진한다.
군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와 함께 지역 축제 등을 연계한 미식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장성을 대표하는 황룡강시장을 ‘맛’이 넘치는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장성군의 민선 8기 공약인 5대 맛 거리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맛 거리를 지정하는 이 사업은 장어 정식 거리로 알려진 장성호 하류 미락단지를 포함해 다섯 곳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해 5월 ‘장성군 음식특화거리 조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한 장성군은 맛 거리 조성 타당성 분석 및 활성화 용역 결과를 이르면 오는 3월 발표할 예정이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맛 거리와 시장 활성화, 관광, 축제 등을 묶어 장성의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과와 새싹삼 등 지역 식자재와 음식을 알리고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대기업과도 손잡았다. 장성군은 지난해 5월 CJ푸드빌과 함께 특산물인 새싹삼을 활용해 닭칼국수 제품을 출시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는 올해 장성 사과즙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장성군 특화 음식으로 첫손에 꼽히는 사찰음식 사업화에서는 백양사 정관 스님이 나섰다. 장성군은 지난해 11월 N서울타워에서 채식 중심의 ‘갈라 디너쇼’를 열고 장성 식자재로 조리한 음식을 선보였다. 행사에는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 스님이 만든 복분자·오미자 음료, 산초기름 두부구이, 알토란 들깨즙 탕, 표고버섯 엿정 조림, 사과 정과 등 여섯 가지 코스 메뉴가 등장했다.
장성군 사찰음식은 세계 외식업계에서도 관심도가 높다. 주한 유럽연합 대사단과 프랑스 요리 전문학교 르코르동블루의 에릭 브리파 학과장 등은 장성군을 공식 방문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전라남도는 맛의 본고장임에도 그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남도 음식을 국가 음식 브랜드로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5대 맛 거리 조성과 특화메뉴 개발로 ‘맛의 도시 장성’을 반드시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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