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2023년 국세 수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95조9000억원) 대비 13.1%(51조8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예산(400조5000억원)과 비교한 국세 수입 부족분은 56조4000억원으로, 오차율은 14.1%였다. 최진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초과 세수를 기록했을 때는 이보다 오차율이 컸던 적이 있었지만, 마이너스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라고 했다.
세목별로는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80조4000억원으로, 23조2000억원 줄었다. 2022년 4분기 이후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이듬해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장사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6000억원) 대비 70.4%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세수 펑크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소득세 수입은 115조8000억원으로 전년(128조7000억원) 대비 12조9000억원 감소했는데, 소득세 중 양도소득세가 14조7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세와 관세 명목으로 거둔 세금도 각각 7조9000억원, 3조원 감소했다. 수입액이 2022년 7314억달러에서 지난해 6427억달러로 12.1%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예산상 국세 수입은 지난해보다 8.3% 줄어든 367조3000억원이다. 기재부는 최근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감세 대책이 올해 세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고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가 1%포인트 정도 증가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도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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