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됐습니다. 특별정비구역의 지정 요건, 용적률 등 인센티브와 공공기여(기부채납)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시행령이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적용요건을 명확히 다뤘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특히 재정비가 필요한 노후도심의 규모가 점차 늘어나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내용입니다.
먼저 노후계획도시의 정의, 특별정비구역 지정요건, 선도지구 지정기준 등은 종전보다 대상지역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필요했습니다. 특히 눈여겨봐야할 점은 '안전진단'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재건축을 억제하는 주요 수단인 안전진단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특별정비예정구역 내 통합재건축과 공공기여를 전제(단서조항)로 달고는 있지만, 궁극적 목적은 안전진단의 면제를 통해 정비사업의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겁니다. 이 밖에 5%포인트 범위지만 지정권자에게 안전진단의 평가항목별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재건축에서 걸림돌인 안전진단을 배제합니다.
비록 당장 정비사업 활성화가 쉽지 않겠습니다만 추후 이런 식으로 안전진단이 면제되는 선례가 누적되면 자연스럽게 안전진단의 전면폐지까지도 다루게 됩니다. 안전진단 제도가 도입된 과거와 비교해 사회적 여건 등이 바뀌면서 정책방향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건축규제도 관련 규정들을 최대한 완화해서 적용합니다. '용적률'은 국토계획법 상한의 150%까지로 완화할 예정입니다. 지자체별 조례와 무관하게 주거지역 용적률을 1.5배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종전부터 다수의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기대했던 용적률 500% 상향은 역세권 등지에서 선별적이고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것도 공공기여(기부채납)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렇습니다.
공공기여 비율을 2개 구간으로 차등화하는 것도 적절합니다. 추가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바란다면 그에 상응하는 공공기여를 내라는 것이지만, 일부 사업지에서는 공공기여의 규모가 너무 과대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번 입법예고가 재건축 추진단지에는 긍정적인 내용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가격상승으로 반영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인허가보다도 개별 조합원들의 경제적 여력(추가분담금)이 중시되기에 재건축사업의 호재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뤄야만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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