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패션업체 H&M이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라’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던 패스트 패션 시장에 중국의 저가 온라인 패션업체 ‘쉬인’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떨어진 매출을 회복하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H&M은 2023년 회계연도(2022년 12월∼2023년 11월)에 매출이 전년 대비 1% 줄었고 지난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라, 쉬인 등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H&M은 최근 몇 년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특히 쉬인은 미국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며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도 노리는 상황이다.
H&M은 최근 비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매장을 폐쇄 및 효율적인 신규 매장 개점, 직원 감축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H&M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7.2%로 이전 분기(7.8%) 대비 0.6% 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2022년 회계연도 71억7000만 크로나에서 2023년 회계연도에 145억 크로나로 두 배 증가했음에도 수익성은 떨어진 것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H&M의 4분기 수익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10% 마진 목표에 대한 신뢰도가 약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H&M 이사회는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4년간 H&M을 이끌어 온 헬머슨은 사임했고 신임 대표이사로는 다니엘 에르베르가 임명됐다. H&M 주식을 보유한 노르웨이 최대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의 아딜 샤 매니저는 “마진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CEO를 교체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좋지 않은 실적, 대표이사의 긴급 사임으로 H&M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지 시간 오후 1시 25분 기준 H&M은 스웨덴 주식시장에서 9.78% 하락한 151.84크로네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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