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팔자'를 외쳐온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자'로 태세를 바꿨다. 특히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관련주를 바구니에 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3760억3633만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순매수 규모는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3011억8266만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들어 4.77% 하락하는 등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다. 최근에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외국인이 우선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 CLSA는 "한국 주식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톱픽으로 꼽았다.
1월 외국인은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도 각각 2353억원, 183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각각 외국인 순매수 3위, 5위다. 외국인이 투자를 많이 한 종목이라는 사실 자체가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삼성물산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전날에 이어 7.75% 급등했다.
삼성전자(25.39%)는 물론 삼성SDI(15.23%), 삼성바이오로직스(12.18%), 삼성물산(11.06%) 등 국내 삼성 상장 계열사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매도에 나선 개인과 달리 외국인은 이날 'KODEX 삼성그룹'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증시 반등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수급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시장을 크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며 "대형주 주가가 움직인 이후 중소형주가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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