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긴축 장기간 지속…섣부른 금리인하시 부동산 자극"

입력 2024-02-01 17:28   수정 2024-02-01 17:2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섣부른 조기 금리인하 시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일 오전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강연'을 통해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 안정 등 데이터를 확인하며 운용하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 회복세가 더디지만, 수출 개선으로 성장세 확대되고 있고,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부동산PF 문제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낮지만 지속적인 구조조정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물가와 물가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높고, 주요국 대비 높은 생활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성급하다고 발언하면서 주가는 떨어지고 (시장)금리가 올라갔어야 하는데 금리가 오히려 떨어졌다"며 당분간 미국 금리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전 세계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저희는 국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급적 천천히 올렸다"며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을 보고 금리를 내릴 것이고, 경제 성장 문제는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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