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작년 말 올곧의 유부우엉김밥을 업계 단독으로 출시해 닷새 만에 5만 개를 팔았다. 올 1월엔 미국에 출시되지 않은 식물성 참치김밥·제육볶음김밥을 사전 확보해 1주일 만에 14만 개를 완판했다.
냉동김밥을 이마트에 들여온 사람은 손동찬 이마트 냉동식품 바이어(37·사진)다. 김 바이어는 “미국에서 ‘K김밥 품절대란’ 소식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전화기를 들어 올곧과 긴급 미팅을 잡았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 물량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 손 바이어는 “올곧에 가 보니 기존 수출 물량으로 생산 스케줄이 꽉 차 있었다”며 “두 달여간 수차례 미팅을 진행하며 ‘파우치형 볶음밥·주먹밥 위주의 국내 냉동밥 시장을 냉동김밥으로 함께 키워보자’고 설득했다”고 했다. 시장 잠재력을 확대해 보자는 얘기에 공감한 올곧이 이마트에 물량을 내준 배경이다. 손 바이어는 지난해 해외에만 판매되던 ‘비비고 치킨 고수 만두’를 이마트에 들여와 호평받기도 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바이어는 냉동김밥 인기를 이을 다음 ‘K푸드 대표주자’로 무엇을 꼽을까. 그는 ‘K스트리트 푸드’라고 강조했다. 손 바이어는 “먹방 콘셉트 프로그램에서 김밥, 핫도그, 라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앞으로는 김말이튀김, 붕어빵 등 스트리트 푸드 전체로 인기가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인기 음식도 적극적으로 찾아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