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1일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비급여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필수의료 붕괴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돼온 비급여 진료의 인센티브를 대폭 줄여 소위 피안성정(피부과·안과·성형·정형외과)으로의 인재 ‘쏠림 현상’을 막고, 과잉 진료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처음으로 혼합진료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혼합진료는 급여 진료와 비급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건보가 적용되는 열·전기치료 등 기본 물리치료를 함께 받거나,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건보가 적용되는 단초점렌즈가 아닌 비급여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우선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다초점렌즈 등 실손보험 지출 상위 비급여 항목에 대한 혼합진료를 금지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이뤄진 도수치료 진료의 89.4%, 백내장 다초점렌즈 삽입의 100%가 혼합진료 형태로 이뤄졌다.
금지라고 해서 현재 이뤄지는 혼합진료를 못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경우 환자는 건보 급여가 지급되는 항목 비용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통상 회당 10만~20만원인 도수치료를 받을 때마다 진찰료를 포함해 1만원 안팎의 건보 급여 지급이 이뤄진 것이 사라지는 셈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대로 두면 비급여 팽창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라며 “치료 효과성이 없는 비급여 진료는 아예 불가하도록 하는 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급여 팽창의 핵심 원인인 실손보험 혜택도 축소한다. 복지부는 급여 항목에 대해 건보를 적용받고 난 뒤 내는 본인부담금에 대해선 실손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박 차관은 “실손보험이 비급여에 대한 과잉진료를 낳고 있다”며 “실손보험과 결합한 비급여의 팽창이 병원 필수인력이 미용·성형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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