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자신의 검사 시절 수사 경험을 소개했다. ‘의료인 사법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꺼낸 발언이었다.
윤 대통령은 “미제 사건을 수백 건 남기면서 그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공부했다”며 영문과 국문으로 된 의료 서적을 비교하며 읽은 일화를 꺼냈다. 이어 “그만큼 열의를 갖고 공부하지 않으면 처리하기 어렵고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 처리”라며 “그런 준비도 없이 그냥 의사를 부르고 조사하고 압박하면 (의사들은) 다 병원을 떠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소아과 기피 현상이 강해진 이유로 의료인 사법리스크를 거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엄청난 의료인이 조사를 받고 기소당했다”며 “그러니까 월급 올려주고 수당을 줘도 '(소아과는) 싫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료 사고 관련 고소·고발이 있다고 즉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환자를 정말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수사를) 신중하게 해달라”고 검찰에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료계 관계자와 시민, 환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정부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주무부처 장관 외에 검사장인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리했다. 이를 두고 의료인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권 국장은 토론회에서 환자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수사 절차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인에 관한 불필요한 소환조사를 자제하고 중과실 없는 응급의료 사고는 형 감면 규정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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