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연구팀, 난치성 간섬유화 치료법 개발

입력 2024-02-02 16:22   수정 2024-02-02 16:27


이화여자대 약학과 이용현 교수팀이 근본적 치료제가 없던 난치성 질환 간섬유화를 치료할 방법을 개발했다.

간섬유화는 과음, 바이러스성 간염 등으로 인해 간이 쪼그라들면서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간암을 유발하는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현재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간섬유화는 간을 구성하는 전체 세포의 5~8%를 차지하는 간성상세포(HSCs)의 활성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된 간 손상으로 인하여 간성상세포들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 콜라겐과 같은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이 과도하게 생성돼 간섬유화를 일으킨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 이 간성상세포의 활성화에 활성산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간성상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조직에서의 활성산소 생성은 오히려 간섬유화로부터 그 조직들을 보호한다는 결과가 나와 그 역할이 불분명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의 활성산소를 선택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치료전략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권영주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활액과 세포외 기질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히알루론산과 황달의 원인물질이면서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갖는 빌리루빈이라는 내인성 물질들로 이루어진 히알루론산-빌리루빈 나노입자를 활용해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의 활성산소를 표적으로 제어 가능한 간섬유화 치료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빌리루빈 나노입자 물질을 정맥에 투여할 경우 섬유화가 발생한 간조직 특히 히알루론산 껍질과 활성화된 간성상세포 표면의 히알루론산 수용체 물질(CD44)의 선택적 결합으로 활성화된 간성상세포에 선택적으로 축적되어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간성상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콜라겐과 같은 세포외 기질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결과적으로 간섬유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확인했다. 새로 개발된 신개념 치료기술은 간섬유화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희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윤 석박통합과정 학생, 박서정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활성화된 간성상세포를 표적가능한 항산화 히알루론산-빌리루빈기반 간섬유화질환 치료기술 개발(Anti-oxidative Hyaluronic Acid?bilirubin Nanomedicine Targeting Activated Hepatic Stellate Cells for Anti-hepatic-fibrosis Therapy)’라는 논문으로 나노-재료공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ACS 나노(Nano)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신규 개발된 나노의약품은 독성이 없고 생적합도가 큰 히알루론산과 빌리루빈으로 이루어진 소재로 높은 임상적용 가능성을 가지며,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간 섬유화 치료제 개발에 새 지평을 열게 되어 기쁘다”며 “본 나노소재가 표적하는 히알루론산 수용체 물질(CD44)이 과다발현된 세포가 핵심 역할을 하는 다양한 전신질환의 표적치료제로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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