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경기 구리를 찾았다. 공식적으론 물가 점검 및 시장 상인들과의 대화를 위한 일정이라고 하지만, 한동안 사그라든 ‘메가시티론’을 다시 불붙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구리는 서울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구리전통시장을 둘러보면서 “물건 액수가 비싸 시장을 찾은 분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폭은 더 클 것 같다”며 “물가 문제에 집중하는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두와 전 등을 시식하고, 두부와 수산물 등을 구매했다.
시장을 다 둘러본 뒤에는 서울 편입 문제를 꺼내들었다. 한 위원장은 “구리에는 서울 편입을 원하시는 분이 많다”며 “당파성이라든가 누가 먼저 주장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경기도 행정구역을 리노베이션 하는 취지는 지역마다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그 지역 시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구리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구리 등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시티’는 김기현 전 대표가 강하게 추진하던 정책이다. 한 위원장 지지자들도 ‘구리시민을 서울특별시민으로’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호응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경기지역 민심을 다지기 위해 구리를 찾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서울·경기 생활권 재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구리와 김포, 하남 등 경기도 내 지역의 서울 편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조직이다. 한 위원장은 3일 김포도 방문한다.
배준영 서울·경기 생활권 재편 TF 위원장은 “저희가 이 불씨를 잘 살려 경기도민이 원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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