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플랫폼을 공유해 카카오T 콜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코액터스 요청을 거절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입1이 일반 승객을 태울 경우 택시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며 “택시업계 반발이 심해 허가를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타입1은 택시 면허 없이 차량을 구매하거나 빌려 운송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운송사업자다. 정부가 2020년 타다를 퇴출할 당시 ‘제2의 타다’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했으며 총 520여 대가 운행 중이다. 택시업계는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로 타입1의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타입1 업체 관계자는 “국토부가 반대 의견을 내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서비스를 추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면허값이 떨어지고 승객이 줄어들 것이란 택시업계의 항의가 거세지자 국토부의 입장이 바뀌었다. 국토부는 코액터스에 수정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심의위원회를 열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국토부가 반대 의견을 내는 탓에 코액터스는 콜 연계와 관련한 사업계획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의 5%를 기여금으로 가져가고 차량 총량을 제한하는 등 막강한 규제 권한을 지닌 당국의 뜻을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2의 타다를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되레 규제로 타입1 활성화를 틀어막고 있다”며 “결국 타입1은 타다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져 모빌리티 혁신은 좌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우티와 레인포컴퍼니 간 플랫폼 공유도 같은 이유로 중단됐다. 타입1 업체가 우티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택시 단체는 국토부에 수백 통의 민원 전화를 넣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우티와 레인포컴퍼니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고 이들은 사업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법인택시 기사는 7만1187명으로 2019년(10만2840명) 대비 30.7% 줄었다. 주말과 심야시간 서울 강남과 홍대 등을 중심으로 승차난이 상당한 배경이다. 업계에선 모빌리티를 혁신해야 승차난이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운송 수단이 등장해야 줄어드는 택시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