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만 삽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탈당에 따라 의원직을 승계받은 김근태 의원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1990년생으로 33살인 김 의원은 역대 국민의힘 정당 소속 남성 의원 중 최연소다.
김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본인을 '90년생 김근태'라고 소개하면서 "원래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전자현미경으로 물질의 원자 및 전자구조를 연구하던 대학원생이었다. 정치는 큰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하지만 그 와중에도 탈원전과 같은 비과학적인 정책은 기술 연구원으로서 외면할 수 없었고 동기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며 "그렇게 한 이공계 대학원생의 정치 전반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깊어졌다"고 했다.
그는 "그러다 2019년, 조국 사태를 접했고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학우들과 함께 입시 비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며 "이후에는 기술과 정치가 협력해야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정치권에 입문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시민단체와 정당 활동을 위해 대학원을 그만두기로 하니, 주변에서 공부 잘하다가 왜 험한 길을 가느냐, 공부 마치고 다음에 해도 되지 않겠느냐, 그런 말씀들을 해주셨다"며 "그때 저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음'이 아닌 바로 '지금'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것이 제 초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이라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을, 내야 할 목소리를 다음으로 미루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저는 오늘만 산다"며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다음을 기약하며 뒤로 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렇게 오늘을 사는 것, 이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짧은 임기지만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공부하면서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 서울대 지부장을 맡았다. '조국 사태' 집회를 이끌다가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제안으로 2020년 국민의당에 영입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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