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주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저PBR주다. 금융 당국이 저PBR주가 몸값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히자 기관·외국인 등 '큰 손'의 자금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보험' 지수는 21.74% 급등했다. 코스피 업종 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8%)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코스피 보험에 속한 종목을 1566억원, 94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2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일이 드문 보험주 특성상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보험주가 부상한 비결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있다. 보험주가 급등하기 시작한 24일 금융 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을 결정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다.
이 프로그램에는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PBR, 자기자본이익비율(ROE) 등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저평가를 판단할 기준으로는 PBR 등이 사용될 전망이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회사의 시가총액과 회사의 자산 수준이 동일하면 PBR 값은 1배가 된다. PBR 값이 1보다 작은 경우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다는 뜻으로, 실제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국내 상장사의 PBR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보험주 PBR은 바닥을 기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업종(카카오뱅크 제외) PBR은 0.3배, 생명보험은 0.2배, 손해보험은 0.4배다. 모두 1배에 미치지 못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구조의 한계로 보험사 성장성은 제한적"이라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으로 주주환원 기대감도 약화해 보험주 PBR이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하나증권은 삼성화재를 주간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안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보험사 가운데 실적과 자본 안정성이 가장 우수하다"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해 실적 성장, 배당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목표가는 30만원을 유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를 보험 업종 내 톱픽(최선호주)로 꼽았다. 저PBR주는 아니지만 주주친화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02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주주환원율 50%를 공언하는 등 국내 금융사 중 가장 선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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