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이에이트 "흑자전환 자신, 기술로 코스닥 문턱 넘겠다"

입력 2024-02-02 14:41   수정 2024-02-02 14:42


"이에이트는 디지털 트윈의 국가 표준을 구축하는 회사입니다. 독보적인 시뮬레이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신합니다.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사진)는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코스닥 시장을 위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전했다.

이에이트는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디지털 트윈이란 쉽게 말해 가상세계로, 회사는 현실세계의 문제를 가상세계에 구현해 현실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예측·해결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분야에선 시뮬레이션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을 통해 3차원 '입자' 방식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은 기존 2차원의 격자 방식과 달리 고용량의 데이터를 다양하게 처리하고, 빠르게 분석·해석할 수 있어 여러 산업군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3차원이다 보니 데이터양이 많은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기술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에이트는 이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 트윈 '레벨3(데이터 시뮬레이션)' 수준을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과 플랫폼을 구축했다. 레벨3 단계에선 가상세계에 대한 제어·분석·모의가 가능하다. 이전단계에선 모니터링, 실시간 동기화 등만 할 수 있었다. 회사는 상장에 앞서 한국기술신용평가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기술성 평가에서 각각 A·A등급을 받았다.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경영성과가 부진하단 지적이다. 이에이트는 2021~2022년, 2023년 9월 말 기준 3년 연속 자본잠식을 지속했다. 김 대표는 "전환사채(CB)와 상황전환우선주(RCPS) 75억원이 보통주로 전환되고 공모자금까지 유입되면 자본잠식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적자 상태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일반상장이 아닌 기술특례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은 2021년 2억원 수준에서 2022년 3억원, 지난해 3분기 22억원으로 매해 증가했다.

올해는 영업이익이 38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엔 더 늘어 이익이 140억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봤다. 매출은 올해 164억원, 내년엔 3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매출 추정치 관련 김 대표는 "세종, 부산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다른 기업간거래(B2B) 라이센스 플랫폼을 사업화하는 등 다양하게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이트는 현재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 사업과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 차량 시뮬레이션 사업에 참여해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2차전지, 건물 에너지 관리, 식품 제조 등의 분야로 영역을 넓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기관과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이트는 총 113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 가격은 1만4500~1만8500원이다. 예상시가총액은 1372억~1751억원, 공모자금은 164억~209억원으로 공모금액은 인력충원, GPU 기반 연구개발 서버 확보,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 등에 대부분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3~14일 일반투자자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은 이달 23일로 예정됐다. 대표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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