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80대 중국인 부부가 손자에게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했다가 아들 부부에게 쫓겨난 사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손자에게 재산을 물려준 뒤 아들로부터 집에서 쫓겨난 노부부의 이야기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진 씨(86)는 1990년대부터 문제의 아파트에서 거주했다. 수년 전 수술 후 건강이 나빠지자 진씨의 아들과 며느리는 자기 아들에게 부동산을 물려주도록 진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진씨의 아내는 집을 잃을까 봐 걱정했지만, 진씨는 신뢰하는 마음으로 아내 몰래 아파트를 물려주겠다고 서명했다. 이 아파트의 재산 상 가치는 105만 위안(약 2억원)이었다.
진씨는 "그 아파트는 결국 내 아들과 손자에게 갈 것이기 때문에, 내가 죽기 전에 그들이 내게 끔찍한 일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부부는 실제로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소유권은 바로 손자에게 돌아갔다"며 "하지만 나는 그 아파트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아내와 나는 죽을 때까지 그 아파트 안에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건강이 악화한 진 씨는 승강기가 없는 아파트를 드나드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 아파트를 우선 친구에게 임대한 뒤 저층의 다른 주택으로 이사했다. 그러자 진씨 아들은 문제의 아파트를 팔고 그 돈으로 빌라를 사겠다고 했다. 충격을 받은 진씨가 이를 만류하자, 임대료 수입을 모두 챙긴 아들이 폭언을 퍼부었다.
참다못해 진 씨는 이사한 주택의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원래 자신의 아파트로 갔다가, 아들이 자물쇠를 바꾼 것을 발견했다. 결국 진씨 부부는 아파트 밖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잤다. 비정한 아들과 며느리는 이를 본체만체했다.
진씨는 "손자가 자기 아파트라고 해서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고, 큰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지고 말았다. 진씨 아내가 재차 아들에게 "이 아파트에서 쉴 수 없냐"고 요청했지만, 아들 부부는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진씨 부부는 집을 되찾기 위해 법적인 조언을 구하는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면서 손자에게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준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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