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소재로 쓰이는 영양 곰팡이 유래 단백질이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농생명공학부 김영훈 교수팀이 곰팡이 유래 미생물 단백질로 비만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갖는 대체식품(대체육 등)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탄소중립 원년인 2050년엔 현재 81억명 가량인 세계 인구는 92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육류와 유제품 등 축산업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 축산업은 발전소, 시멘트 공장, 제철소 못지 않은 주요 탄소 배출원이다. 단백질 공급원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대체육 기술과 산업, 식용 곤충 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배양육 소재로 쓰이는 곰팡이로 알려진 'Fusarium venenatum' 기반 미생물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과 함께 고단백, 저지방 기능성을 갖고 있다. 닭고기와 쇠고기, 계란 등과 유사한 양질의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를 통해 비만을 유도한 쥐 실험에서 F. venenatum 단백질을 투여하면 체중이 감소하고 혈액 지질 지표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담즙산 등과 같은 소화 효소를 포획해 비만 억제 효과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간에서 지방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가 조절되고, 지방세포 축적이 줄어들면서 장 건강도 좋아졌다.
곰팡이를 활용해 미생물 단백질을 생산하면 기존 축산업과 비교해 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물·토지 등 자원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만은 2형 당뇨,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암 등과 같은 여러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며 비만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 F. venenatum 유래 단백질이 미래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원 및 항비만 물질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촌진흥청 지원을 각각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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