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공습에도…철강사 가격 올린 까닭

입력 2024-02-04 18:43   수정 2024-02-05 00:44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가 올초부터 잇따라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원자재값·물류비·전기료 등 급격히 오르는 원가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한계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중국, 일본산 철강재의 ‘저가 공습’에 시달리는 상황이지만, 누적된 손실을 피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열연강판 가격을 t당 86만5000원에 유통했다. 지난해 12월 84만4000원에서 2.5% 인상했다. 이달엔 t당 3만~5만원가량 더 올려 지난해 10월 수준인 90만원 안팎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거의 모든 판재류의 소재로 쓰이는 주요 철강재다. 따라서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오르면 냉연강판 등 전체 철강재 값이 줄지어 올라가게 된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은 1월에 이어 이달에도 건설업에 주로 쓰이는 H형강 가격을 t당 5만원 올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시황 난조로 형강 수요가 꺾인 마당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평소였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원가 부담이 이어져 올 1분기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원가 상승을 판가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내내 저가 수입 제품에 시달린 철강사들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하반기 가격 인상을 자제했다. 중국, 일본 기업들이 자국에 철강재 공급이 넘치자 국산보다 10% 안팎 저렴하게 철강재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각각 873만, 560만t으로 201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철강사들의 이번 가격 인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품질 면에선 국내산과 중국·일본산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철강 유통 시장은 과거 공급자 위주 시장에서 최근 들어 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이 수익 보전을 꾀하려다가 자칫 수입 철강재의 대량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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