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최대 사업부인 광학솔루션 매출이 17조2900억원으로 8% 증가했다. 하지만 전장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기판 사업 영업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삼성전기는 엔화 약세로 일본 업체들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부품 업계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 수요에 실적이 좌지우지되는데,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작년은 이들에게 특히 힘든 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반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전년 대비 34% 늘어난 8706억원이다. 내년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영업이익이 9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난 이후 내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후지키메라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 10조6400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1조8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2017년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국내외 생산시설 구축에 1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7위 수준인 글로벌 점유율을 3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시장 진입을 공식화한 2022년 첫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오랜 기판 사업 경험과 빠른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을 통해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5일 LG이노텍은 “FC-BGA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필두로 견고한 사업구조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다양한 전장을 만들고 있다.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통신, 라이트, 모터 관련 부품까지 만든다. 지난해 차량용 카메라를 제외한 전장부품 수주 잔액이 10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조명과 라이다를 결합해 부품 탑재 공간을 줄인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해외 업체들이 장악한 차량용 MLC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동차에는 3000~1만 개가 들어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차량용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13%로 약 9%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압·고용량의 MLCC를 개발하고 고성능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대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동일 크기 제품 중 업계 최대 용량과 고전압을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장화로 소형·고성능·고신뢰성 MLCC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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