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5일 16: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마곡지구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태영건설 CP4 대주단이 3700억원을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가 출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연 9.5% 금리와 최선순위를 보장하기로 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55곳 금융회사 등으로 구성된 태영건설 CP4블록 대주단은 최근 대주단 회의에서 CP4 사업장에 3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만간 시공사, 시행사와 함께 2차 대주단협의회를 열어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주단은 추가 출자를 하는 대주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추가 출자는 각 회사별로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는만큼 배려해주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금리를 연 9.5%(수수료 포함) 수준을 보장하기로 했다. 만기는 내년 4월까지 약 1년간이다. 아울러 추가 출자를 한 대주는 최선순위를 보장받게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셈이다. 기존 선순위, 중순위 대주단은 중순위,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
2차 대주단협의회에서 차주인 시행법인 등의 동의를 구해 안건을 심의, 의결할 계획이다. 앞서 시행법인이자 차주인 마곡CP4PFV는 지난달 16일 대주단 협의회에서 ‘준공하려면 대주단의 3500억~3950억원 추가 출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아 있는 PF 대출 약정 잔액(약 2000억원)으로 남은 공사를 모두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정률 70% 시점부터 태영의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이끌어나가야 했으나 워크아웃 돌입에 따라 태영이 자체 자금을 투입할 수 없게 돼 대주단이 추가 출자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높은 금리와 최선순위 보장에 따라 추가 출자에 어려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매력적이고, 최선순위로 들어가게 되면 부지 매각만으로도 충분히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추가 출자 규모가 크다는 점이 어려운 요소로 꼽히지만 대주단 내에서 조달하기 어려울 경우 외부 자금 조달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만큼 이익을 많이 가져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CP4 시행사는 마곡CP4PFV. 마곡CP4PFV는 IRDV(45.2%), 태영건설(29.9%), 이지스자산운용(19.9%), 메리츠증권(5.0%)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조달비용이 늘어나 시행이익이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금리를 연 9.5%로 가정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 시행이익은 1000억원 미만으로 산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곡역 인근에 들어서는 CP4 사업장은 연면적 46만3543㎡(약 14만평) 규모의 대형 사업장이다. 올해 말 준공을 마치면 업무시설과 숙박시설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게 된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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