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황반부종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 CU06의 임상 2a상 탑라인 데이터의 핵심은 2차지표인 시력 개선 데이터입니다.”
유재현 큐라클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큐라클은 CU06 미국 임상 2a상 탑라인 데이터의 의의 및 회사의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큐라클은 CU06의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a상 탑라인 결과를 공시했다. 큐라클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 30일까지 CU06의 미국 임상 2a상을 진행했다. 임상 참여자는 67명이며, 모두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다. CU06 100mg, CU06 200mg, CU06 300mg 세 개의 환자군에게 12주 동안 1일 1회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이 진행됐다.
1차지표는 황반 중심 두께(CST)의 변화를 확인한다. 황반부종 환자의 안구 붓기의 개선을 확인하는 지표이다. 다만 2a상 임상 디자인에 위약군 또는 대조군 없이 CU06을 투약하는 환자군만 있다. 이 때문에 유효성 데이터는 CU06을 투약하기 전과 투약 시작 이후 12주차를 비교했다. 그 결과 베이스라인과 12주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유 대표는 “총 임상 참여 환자가 67명, 세 그룹으로 나눠졌다”며 “2a상은 워낙 환자수가 적었고, 플라시보 그룹도 없었기 때문에 통계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에 2차지표를 넣지 못했지만, 이번 탑라인 데이터에서 주목할 만한 데이터는 2차지표이다”고 했다.
2차지표는 시력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최대교정시력(BCVA) 점수의 변화를 측정했다. 2차지표 역시 베이스라인과 12주차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시판 중인 안구 주사제 대비 뛰어난 일부 결과를 확보했다.
BCVA 점수는 일반 시력검진시 사용하는 글자를 얼마나 많이 읽는지 측정한다. 0.5 시력인 사람은 통상적으로 70개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많을 수록 시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CU06 300mg 하루 1회, 3개월 경구 투약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5.8글자를 더 읽을 수 있었다. 반면 1년에 3.3~5.8회 투약하는 안구 주사제인 항VEGF는 12개월 이후 5~5.4 글자를 더 읽었다. 항VEGF 안구 주사제 대표 제품은 리제네론의 아일리아다.
유 대표는 “CU06은 3개월만 투약해도 1년 동안 투약한 항VEGF와 맞먹는 시력개선 효과가 나온 것”이라며 “3개월보다 더 오랫동안 CU06을 투약할 경우 더 뛰어난 시력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뇨병성 황반부종에서 중요한 건 시력교정 데이터이다”며 “안과질환 최초 이중항체 치료제 바비스모 등 승인받은 치료제들 모두 1차지표가 시력교정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큐라클이 임상 2a상 디자인 설계 당시 1차지표에 시력개선과 관련된 데이터를 넣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원래 임상 2a상의 1차지표에 시력 개선을 넣어야 했다”며 “하지만 주사제도 아닌 경구용으로 3개월 만에 시력 개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2차지표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큐라클은 연내 CU06의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b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임상 2b상 비용은 프랑스 떼아가 지급한다. 앞서 큐라클은 2021년 10월 비임상 단계이던 CU06의 글로벌 판권(아시아 제외)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떼아와 맺었다. 선급금 600만 달러, 개발 진행 단계별 마일스톤 1억5750만 달러, 로열티 8%의 조건이다.
단 마일스톤과 별개로 임상 2상 연구는 큐라클이 직접 수행한다. 임상 비용은 떼아가 큐라클에 지급한다. 현재까지 큐라클이 선급금과 별도로 임상 수행을 위해 떼아로부터 수령한 금액은 150억원이다. 150억원은 여러 분기에 걸쳐 큐라클의 매출에 인식됐다. CU06의 비임상 연구 및 미국 임상,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에 사용됐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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