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 특화 LLM 등 돈버는 AI에 집중"

입력 2024-02-05 17:56   수정 2024-02-06 01:01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수익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무선통신 분야에선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해외 기업들과 공동 개발한 AI 모델을 올해 상반기 공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5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오픈AI, 앤스로픽 등 해외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인 텔코(통신사)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주요 기능을 올해 상반기 공개할 것”이라며 “여러 AI 솔루션을 사업화해 전 세계를 통틀어 AI로 수익을 내는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크게 두 가지 AI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오픈AI, 앤스로픽 등과는 ‘텔코 특화 LLM’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글로벌 AI 얼라이언스(동맹)와도 자체 LLM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7월 결성됐다. 독일 도이체텔레콤, 싱가포르 싱텔, 아랍에미리트(UAE) 이앤(e&) 등이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이 두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AICC(AI 콜센터), 텔코 에이전트(비서) 등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특화한 AI 솔루션을 다수 확보할 계획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AI 관련 글로벌 확장 계획도 구체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올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8% 증가했다. 외형상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SK텔레콤 내부에선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1년 새 16.2%에서 8.8%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수 증가세도 지난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2만9562원에 그쳤다. 이 회사의 ARPU는 지난해 2분기부터 3만원 아래로 떨어져 세 분기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 CFO는 “올해 들어서도 5G 가입자,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올해 ARPU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인 AI 분야는 매출 비중이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회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수가 300% 늘어 340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AI 통화 녹음 및 요약, 실시간 번역 등 ‘킬러 서비스’를 지속 추가하며 고도화할 방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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