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성과…제약사, 역대 최대 실적

입력 2024-02-05 18:01   수정 2024-02-06 00:58

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가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 약을 단순 도입해 판매하던 기업들이 자체 약 생산에 뛰어들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해서다. 신약 개발로 체질 전환에 나선 뒤 거둔 성과가 하나둘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이 1조6694억원으로 전년(1조4883억원) 대비 12.2% 상승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9억원에서 2465억원으로 124% 넘게 급등했다. 모두 창사 이후 최대다.

종근당 실적을 견인한 것은 지난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CKD-510’였다. 최대 거래 규모는 13억500만달러(약 1조7400억원)로, 종근당은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으로만 8000만달러를 챙겼다. 이날 발표한 실적에도 이런 성과가 반영됐다.

JW중외제약은 자체 생산 의약품을 확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7500억원, 영업이익은 996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6%, 58.2% 증가했다. 국내 첫 피타바스타틴 기반 이상지질혈증 개량 신약 ‘리바로젯’ 매출이 644억원으로 전년보다 98% 급등했다. 지난해 5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확대된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는 236억원어치 팔려 1년 만에 매출이 303% 늘었다.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도 32% 성장한 751억원을 달성하면서 수액제 부문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일회성 기술료 수익 없이 영업이익률이 업계 최고 수준인 13.3%로 집계됐다”며 “공동판매 대신 오리지널 의약품 기술을 이전받아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도 자체 개발 의약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매출 1조2220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웅제약은 역류성 식도염약 ‘펙수클루’ 등의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2년 7월 출시한 이 약은 지난해 누적 매출 720억원을 달성해 단숨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도 지난해 1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지난해 매출의 80%를 수출로 올렸다.

지난해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도 자체 개발 약들이 순항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2b상에 진입하면서 마일스톤이 유입됐다. 이상지질혈증 개량신약 로수젯,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 등도 각각 1788억원, 141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는 이상적 경영 모델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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