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만큼 아버지와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부터 삼성을 이끌고 있지만, 삼성의 미래 비전을 담은 ‘큰 그림’을 내놓지는 않았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2020년 9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영향이 컸다. 2022년 10월 임직원에게 아무런 메시지 없이 회장에 취임한 것이나, 다들 하는 신년사를 한 번도 내지 않은 것도 다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는 저 멀리 앞서 나가고, 중국 기업들은 삼성의 발목까지 쫓아온 상황”이라며 “삼성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이 회장이 ‘제2 신경영’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경영’의 구체적 그림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술 인재 육성 방안과 대규모 기술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상생 경영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고 했다.
준법 경영에 관한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2020년 이 회장은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 감시 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했다. 이후 4세 승계 포기를 공식 선언하고 삼성에 노조를 구성하는 걸 허용했다. 2018년에는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해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해소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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