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 중부를 덮친 역대급 산불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4일(현지 시각) 칠레 대통령실 소셜미디어와 국가재난예방대응청(세나프레드·Senafred)에서 제공하는 재난정보에 따르면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는 지난 2일 오후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
불의 기세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의 영향을 받아 금세 크게 번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길은 강풍을 타고 민가 쪽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특히 토요일이었던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까지 기록될 정도로 바람이 셌다고 알려졌다.
특히, 칠레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공단 지역인 엘살토에서는 페인트 공장이 화염에 휩싸였으며 내부에서 인화성 물질로 인한 폭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가에서 관리한 지 73년 넘은 역사 깊은 식물원은 90% 이상 소실됐고, 안에서는 근로자 가족 4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이 세 곳에서 불에 탄 면적은 이날 현재 110㎢에 달한다. 이는 경기 수원특례시 전체 면적(약 121㎢)과 비슷한 규모다.
인명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세나프레드는 지금까지 최소 6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시시각각 바뀌며 계속 증가 중이다.
마카레나 리파몬티 비냐델마르 시장은 "생사 확인이 어려운 사람의 숫자만 200여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525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2월의 규모 8.8 대지진과 쓰나미를 언급하며 "의심할 여지 없이 2010년 참사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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