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지자 ‘로볼’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을 뜻하는 로볼 ETF는 주가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보다 낮은 리스크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어 안정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다.
또 다른 로볼 ETF인 ‘ARIRANG 고배당저변동50’ ‘HK S&P코리아로우볼’도 올 들어 각각 6.93%, 4.54% 상승해 코스피 대비 높은 성과를 냈다. ‘ARIRANG 고배당저변동50’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변동성이 낮은 고배당주 50개 종목에 투자한다. 우리금융지주(3.04%), 기업은행(3%), KT(2.92%)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금융주와 통신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연초 증시 조정에도 성과가 좋았다. S&P코리아저변동성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HK S&P코리아로우볼’은 삼성카드(3.04%), 삼성물산(2.77%), 환인제약(2.63%) 등을 편입한다.
로볼과 반대로 변동성이 큰 종목을 담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하이볼 ETF는 부진했다. 하이볼 ETF인 ‘ACE 스마트하이베타’는 올해 4.23%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200개 종목 중 베타가 높은 종목으로 구성한 상품으로, 베타는 전체 시장에 대한 개별 주식의 민감도를 뜻한다. 고베타 주식은 주가지수보다 변동성이 크다. ‘HK 하이볼액티브’도 고베타 종목과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같은 기간 9.21%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지난해 12월 14 선에서 17.79로 증가하는 등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도 대형주, 가치주 위주로 관심을 두고 살펴보라는 것이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로볼 ETF는 우량 기업 가운데 낮은 변동성을 보이는 종목을 고르게 편입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 방어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도 ‘TIGER 로우볼’ ‘ARIRANG 고배당저변동50’을 순매수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대비는 가치주가, 중소형보다는 대형주가 유리한 구간”이라며 “ETF 상품 자체가 변동성이나 위험성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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