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PF·리스크 임원 소집…연일 부실 정리 압박

입력 2024-02-06 11:13   수정 2024-02-07 09:26

이 기사는 02월 06일 11: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관 임원들을 소집했다.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 증권사 PF 임원들 불러…충당금 쌓기 압박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증권사 22곳 PF·리스크 담당 임원들을 불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실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만기가 여러 차례 연장됐거나 개발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는 사업장을 고정 이하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나누고 있다. 고정 이하 PF 대출은 고정 30%, 회수의문 70%, 추정손실 100%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강도 높은 부실 정리 발언에 이어 실무적으로도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전날 열린 업무계획에서 무분별한 만기 연장을 통해 손실 인식이 지연되지 않도록 대주단 협약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주단 협약을 따르는 PF 사업장은 3분의 2 이상 동의할 경우 만기 연장을 할 수 있었으나 이보다 동의율을 높여 연장을 어렵게 하겠단 취지로 해석된다.
PF 정리 가속화…실무적 애로 청취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연달아 PF 부실 정리를 요구하고 나서는 중이다. 만기 연장 기조를 유지해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말 ‘옥석 가리기’ 발언을 하면서 부실 사업장 정리 모드로 전환했다. “정부가 4월 총선까지 PF 부실을 이연할 것”이란 시장의 생각과 달리 예상보다 빠르게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시작된 셈이다.

이 금감원장은 올해 들어서도 연일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정리하고 손실을 인식하란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은 예상 손실을 100%로 인식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서는 “단기적인 이익 목표에 연연해 PF 예상 손실을 느슨하게 인식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질타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실무적인 애로사항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사업장마다 상황이 모두 달라 평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자산을 평가하는 리스크 관리 부서와 PF 현업 부서간 판단이 엇갈리면 일차적으로 사업장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현업 부서의 판단에 힘이 실리기 마련이란 것이다. 또 회계 결산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손실을 인식하긴 어려워 시일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창 회계 결산을 하고 있어 자산에 대한 평가를 바꾸려면 회계사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바꿀 수 있겠으나 당장 반영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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