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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잇단 악재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10위로 밀려났다. 반면 일본 하이브리드 완성차 강자 도요타는 일본 기업 최초로 시총 50조엔을 돌파했다.
테슬라는 5일(현지시간) 3.65% 급락한 181.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19일(180.14달러) 이후 9개월만의 최저치다. 이날 오전 한때는 6.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약 27.12%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데다 머스크 CEO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날 주가는 독일 고객사의 테슬라 전기차 구매 중단 소식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마약 투약 의혹에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2만9000대의 차량을 보유한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SAP 관계자는 테슬라가 가격을 자주 바꿔 구매 계획 수립이 어렵고, 차량 인도 일정을 제때 맞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머스크 CEO가 '마약 파티'를 열고 회사 임원진들에게 투약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알려지며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7914억1000만달러(약 1047조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5766억4000만달러(약 77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상장기업 시총 순위에서 테슬라는 통신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5820억달러)에 밀려 10위로 떨어졌다.
하이브리드 강자이자 완성차 업체 1위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기업 최초로 시가 총액 50조엔(약 447조원)을 돌파했다. 6일 도요타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를 경신하며 4.78% 급등한 3135엔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51조1474억엔을 기록했다. 1996년 10조엔을 넘은 이후 28년만에 5배로 불어났다. 계열사의 품질 인증 문제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입, 엔화 약세,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진 영향이다.
실적 호재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9~12월 영업이익은 75.7% 늘어난 1조6800억엔 (약 15조원)으로 집계돼 로이터가 예상한 1조3000억엔을 가뿐히 넘겼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낙관적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전망(4조 5000억엔)에서 9% 올린 4조9000억엔(약 43조8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도요타와 테슬라 간 시총 격차는 1.7배로 크게 줄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테슬라 시총이 도요타의 4배에 달했던 2022년에 비하면 큰 폭으로 격차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닛케이는 전기차 판매 감소가 하이브리드 완성차 시장에 반사 이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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