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관련주가 급등했다.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관련 기술의 연구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가격 제한폭(29.87%)까지 오른 25만35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5억원, 6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화기업의 주가도 27.33% 오른 8만2000원에 마감했다. 한농화성(14.03%)과 레이크머티리얼즈(9.65%), 이수화학(7.08%)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날 주가 상승은 최근 국내 연구진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활용될 '복합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서 비롯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것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은 낮아 '완성형 2차전지'로 불린다. 다만,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 양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전남대 연구진은 다공성(구멍을 뚫음) 구조를 활용해 양산 가능성을 높인 차세대 복합 전해질을 개발했다. 박찬진 전남대 신소재공학부교수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며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는 데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소식에 관련주도 반응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지난해 5월 이수화학이 전고체 전지·소재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출범했다. 고체 전해질의 원료인 황화리튬(Li2S)을 생산·판매한다. 최근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가 5대 1의 주식분할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결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동화기업은 지난 2019년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액 연구 국책과제업체에 선정된 바 있다. 계열사인 동화일렉트로라이트와 함께 고체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한농화성과 레이크머티리얼즈도 전고체 관련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꼽힌다.
한편, 이날 2차전지 대형주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9% 하락한 2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3.36%), SK아이이테크놀로지(-3.39%), LG에너지솔루션(-3.08%)도 일제히 하락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에 직결되는 수산화리튬 가격이 최근 한달새 16% 하락했다"며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어 단기간에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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