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북부 '혁신형 공공의료원' 들어선다

입력 2024-02-06 18:29   수정 2024-02-07 00:25


경기도가 의료 취약 지역인 동북부 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김동연 경기지사(사진)는 5일 경기 수원시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3분기에 공공의료원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 지사는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은 정신 건강, 돌봄, 예방 의료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형 전산 시스템 도입, 지역 협력 병원 및 보건소 지소와의 연결 확대 등 경영 효율을 높여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형 공공병원에 최소 1600억원
경기도립의료원 산하에는 6개의 공공병원이 있다. 북부(의정부·파주·포천)에 3곳, 남부(수원·이천·안성)에 3곳이다. 여기에 더해 의료 서비스 외에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경기 동북부 혁신형 공공병원’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이는 김 지사의 민선 8기 공약 사항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부터 보건·의료 전문가로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공공의료원 설립 여부를 논의했다.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혁신형 공공병원 모델 개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5월부터 7월까지는 의정부, 동두천, 양주, 연천, 남양주, 구리, 양평, 가평 등 8개 시·군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는다.

민관이 참여하는 의료원설립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표 평가 결과를 토대로 3분기에 최종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도는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400병상을 기준으로 1591억원 규모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지 선정 후에도 갈 길이 멀다.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중앙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밟는 데 4년 가까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원 개원 시기는 일러야 2030년께로 예상된다.
“선거용 정책” vs “필수시설”
시민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공공의료원의 만성적인 경영 비효율 문제다. 뜻이 좋아도 적자를 거듭하다가 폐원하거나 정치적인 갈등 요인으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남의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2013년)가 대표적이다. 경기도 공공병원들도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다.

김 지사는 이 문제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비용이 들더라도 공공의료원 신규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 이후 적자는 늘 갖고 있는 문제”라며 “의료체계개선위원회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공공의료원을 설립하는 것으로 정해 이를 이행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공공의료원의 시설 개선 및 서비스 확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 지사는 “일부 의료원에 산부인과가 없는 등 주민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경기도 6개 공공의료원의 의료 서비스 향상 및 개선 방안은 별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지역 주민은 병원 확충 계획을 반기고 있다. 연천군에 거주하는 유모씨는 “동네에 고령자가 많아 의료 인프라가 시급하다”며 “뭐라도 빨리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신경 쓰는 것 아니냐”(김모씨·의정부)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경기도는 선거용 정책이라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혁신형 공공병원 모델개발연구·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은 이미 편성됐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다소 부족한 것은 BTL(임대형 민자사업) 방식이어서 부지 공모 뒤에 시·군 차원의 제안 내용을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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