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는 경제적으로도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콘서트 공연만으로 435만 명의 관중을 끌어모았고 1조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스위프트의 공연으로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각 지역 정치인들도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의 덕을 보고자 콘서트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위프트 효과는 학문적으로도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스위프트를 연구하는 ‘스위프톨로지(Swiftology)’ 강좌들이 바로 그것이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비롯해 명문대가 앞다퉈 스위프트의 음악세계와 그가 예술가와 기업가에게 영감을 준 원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스위프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스위프트가 예술가의 권리, 기업의 탐욕, 인종 차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갑’의 지위에 있는 기업의 ‘탐욕’으로 예술가들이 무시당하는 현실에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음반기업은 절대적인 ‘갑’이었다. ‘을’인 예술가들에겐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위프트는 불합리하고 착취적인 조건의 음반 계약에 맞서는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기존 음반기업이 자신과 같은 예술가들에게 폭압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반기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유일한 방법은 스위프트가 동일한 음악을 새로운 음반기업에서 다시 녹음하는 것뿐이었다. 비틀스 같은 저명한 예술가도 음반기업의 지위 남용에 저항하지 못했지만 스위프트는 예술가의 권리를 공론화하고 새로운 음반사에서 재녹음한 음반을 발매했다. 스위프트의 열렬한 팬들은 재녹음 음반을 구입하면서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스위프트의 도전은 한국 음악산업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오늘날 음반 그 자체보다 스트리밍 방식의 온라인 유통이 더 중요해졌다. 스위프트는 스트리밍의 절대 강자 스포티파이가 1회 스트리밍에 0.6센트라는 미미한 이용료를 지급하는 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애플뮤직에는 3개월 무료 체험 기간에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동일한 불만을 지닌 예술가들은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에 어떤 목소리도 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원을 모두 삭제하고 3년을 버티면서 스트리밍 기업을 압박했고 예술가 권리를 공론화했다.
스위프트 효과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전염의 결과다. 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스위프트의 생각과 감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위프트의 얼굴에 음란한 장면을 합성한 딥페이크 이미지가 X(옛 트위터)에 퍼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론 머스크는 X의 주인이 되자마자 즉시 윤리팀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고, 백악관까지 나서서 소셜미디어가 딥페이크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불법 콘텐츠를 차단하는 난제의 해결에도 스위프트 효과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 것이다.
수년 전 소셜미디어를 통한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경험한 미국으로서는 스위프트 효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북한 또는 친북세력의 가짜뉴스를 걱정해야 하는 우리가 스위프트 효과를 부러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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